오늘도 기온이 뚜욱이다.
손을 비비며 운전대를 잡는다.
전실에 있는 대형 난로를 점화하고 인사를 나누며 나의 일자리로 들어선다.
연료를 조금이라도 아끼려 성당내 열기구의 점화는 잠시 미뤄둔다.
왜그리 꼼생원이 되었는지 ㅠ ㅠ ㅠ 슬픈일이다.
수산나가 뭔가를 들고 나온다 .
일이 터진 것이다.
누군가 추웠던지 난방기를 가동한 것이다.
난방기 앞에 놓인 봉헌함과 받침대를 두고서 ...
냄새가 나서 확인해 보니 난방기 바로 앞에 봉헌함이 열에 의하여 하얀천이 누렇게 변하고 화재 일보 직전이었던 것이다.
물론 화재는 아니지만 근처에 교우들이 있었건만 어찌이리 관심이 없었을까?
기왕 이렇게 된것을 범인을 찾느라 누구냐고 소리치고 다니는 나의 모습을 보니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했던 찾으면 뭣하겠는가...
나름대로 실내가 추워서 봉사를 했던 것인데..
흰색 페인트를 칠하고 법석을 떨어도 되질 않는 것을 ...
조용히 알게 모르게 처리를 했어야 되는데...
이렇게 오늘도 한가지의 부족함을 또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다.
점심이다.
오늘은 떡국이란다. 어려운 것인데 ..
일을 대강 접어두고 식당으로 걸음을 재촉해본다.
맨 꼴지로 온것이다.잘못하면 떡국이 불어 못 먹을수도 있는데 참 정성껏 준비했다.
고명은 고기를 뜯어서 파와 합방을 했고..
떡국은 고깃국물에 목욕중이고..
별로 즐기지 않는 돼지고기 수육은 새우젓과 칭구 하쟌다.
간만에 먹어 본 떡국은 나의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암흑의 긴 여정을 즐긴다.
곁들여 주어진 귤 한개.....
그녀석은 주머니에서 살포시 나의 체온을 느끼게 한다.
점심을 준비하는 많은 분들은 자부심을 느끼나 보다.
어려운 일일텐데...300여명이 먹을수 있는것을 준비하고 배식하고 설겆이에 정리까지..
사무장이라 예우까지 해준다
그리 대단한 직책도 아닌데...내가 그분들께 해줄 수 있는것도 없을텐데...
송구스러울때가 많다. 노인분들이 먼저 보고 인사를 정중히 하시는 모습을 보면 나는 얼굴이 홍당무가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응석도 부려보고 나의 부모 처럼 반말도 해보구 농도 던져 본다.
손도 살포시 잡아보며 건강하시라고 은연중에 기도도 해본다.
주님 이 자매을 주님의 부르심이 있을때까지 건강을 지켜 달라고.......
2012, 12, 23 (일)
'살아가는 이야기 > 나와 함께 했던 시간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성탄대축일(자만과 오만) (0) | 2012.12.26 |
|---|---|
| 성탄전야와 어린 친구들의 연극 (0) | 2012.12.26 |
| 희귀한 선인장 (0) | 2012.12.23 |
| 자식의 부모사랑과 꼬마친구들의 연극 리허설 (0) | 2012.12.23 |
| 눈과 저녁 만찬 (0) | 2012.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