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영적 부유함에도 불구하고 하루는 이 수녀가 불같이 화를 냈다.
"넌 도대체 무슨 애가 기운도 없으면서 거길 두 번이나 가냐?
계단에서 쓰러지기라도 하고 싶어?"
마침 그때 병실로 들어서던 젠 누나, 순신이 까닭을 물었다.
"수녀님, 왜, 지철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요?"
"그래, 애가 세상에 이 몸을 해 갖고 저 꼭대기 성당까지 두 번이나 갔어,
아침에 미사 갔으면 됐지,
저길 왜 또 가냐고! 내가 속이 상해 죽겠다!"
그렇게 당당하던 지철도 이 수녀의 역정에 기가 좀 꺾였다.
하지만 그의 성체에 대한 허기를 누구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오주 예수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던 그의 일기 한 구절이 나중에 사람들에게 읽히기 전까지는.....
지철이 차츰 누워 지내야 할 때가 많아졌다.
이 수녀는 지철에게 매일 봉성체를 하였다.
"어, 수녀님, 왜 여기다 뽀뽀를 해요?"
이 수녀가 성체를 영한 지철이 가슴에 친구(親口)를 하자 지철이 묻는다.
"너 지금 영성체했으니까 여기가 감실이지,
그래서 친구(親口)하는 거지."
"그럼 수녀님, 나는 여기다 뽀뽀할래,"
지철은 수녀의 가슴에 걸린 목걸이의 십자가를 잡아끌었다......
씨앗 하나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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