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묵상

부활 제2주간

한진포구 2019. 4. 30. 00:05

너희는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요한 3,7).

 

 

누군가가 묏자리에 기운을 몰아넣기 위해 묘지 뒤를 두른 사성(莎城)은 어머니의 다리를 상징한다고 했다.[1]

다리 밑에서 주워온 인생이 생을 다하면 다시 다리 밑으로 돌아간다는 허무한 생각이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처벌 판결은 허무를 넘어 절망에 대한 선언이다.

나는 죽음으로 끝장나고 마는 허망한 존재로 알고 의미 없이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3,15)라는 소리가 절망의 벽 너머에서 들린다.

나는 섣달 냉옥(冷獄)에서 저린 오금을 펴고 맥 풀린 손과 힘이 빠진 무릎을 바로 세우고 일어나(히브 12,12)을 춤춘다.[2]

기뻐 뛰니”(루카 1,47)기뻐 날뛰나니로 바꾸어도 환호해도 그 상스러움이 창해일속(滄海一粟)[3]일 뿐이다.

 

 

[1] 서정범 교수(1926~2009)의 해석.

[2] 정산 복자 이도기 바오로 옥중 체험

[3] 창해일속(滄海一粟) : 큰 바다에 던져진 좁쌀 한 톨. 하잘것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