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넓이
사랑의 넓이는 한 뼘 정도면 충분합니다. 두 뼘 세
뼘을 넘으면 많은 걸 얻는 대신 소중한 것들을 하나하
나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나면 많은 사람들은 그때서야 이런 후회를
하곤 합니다. “단지 한 뼘만큼만 이해했더라도...”
작은 꽃밭에서는 작은 꽃들의 이름까지 기억하지만,
큰 숲에서는 단지 큰 꽃들만 눈에 띌 뿐입니다. 앞마당
의 작은 꽃밭을 가꾸는 일, 그 일만으로도 평생 부지런
한 사람만이 사랑의 향기를 맡을 자격을 얻습니다.
사랑의 깊이
끝이 안 보일 만큼 깊게 파내려 간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깊이만 깊어지면 아무도 그 공간 안에 들어
올 수 없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어 사랑할수
록 더 외로워지게 되는 모순에 갇히게 됩니다
땅을 파내려 가는 최고의 능력을 갖는 대신 시력을
잃은 두더지... 깊이에 몰두해서 아름다움을 볼 수 없
다면 우리는 두더지처럼 눈먼 사랑만 하고 있을 뿐입
니다.
사랑의 길이
사랑은 무조건 길다고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오래
오래 사랑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사랑은 없지만, 오래
사랑하다 보면 사람들은 종종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
에, 가끔 서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매듭 공간이
필요합니다.
매듭 없는 끈은 아무리 길어도 미끄러지기 쉽습니
다. 매듭 없는 사랑 또한 언제든 풀릴 수 있는 위태로
운 사랑이 됩니다. 함께 오랜 세월 변함없는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부부들은 단지 길게 사랑한 것이 아
니라, 둘만의 매듭을 적절히 엮고 풀어 나갔던 사람들
입니다.
예전엔 무조건 길고, 넓고, 깊은 사랑만이 사랑인 줄
알았습니다. 이젠 길어도 매듭이 있고, 넓어도 향기가
나며, 깊어도 시력을 잃지 않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란
걸 알아 갑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라는 유행가 가사
가 유난히 와 닿는 1월의 끝자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