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묵상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한진포구 2019. 9. 19. 23:27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루카 9,23).

 

 

순례는 길을 가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맨 앞장서서 길을 가신다.

예수님의 발자국을 밟고 순교자들이 그 뒤를 따른다.

그리고 세속에서 갈팡질팡하던 이들이 순교자들의 발자국을 밟고 그 뒤를 따른다.

그것이 하느님께로 가는 순례다.

 

세상에는 하루가 다르게 길이 많아진다.

매사 급변하니 삶이 불안해지고 속도가 빨라져 길은 찾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자동차에는 그래도 믿음이 가는 길잡이가 있지만, 인생길에는 가짜가 많아 속기 십상이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하신 예수님을 정확하게 따른 분들이 순교자들이다.

예수님께서 가신 길은 아버지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다.

순교자들은 예수님 발자국을 밟으며 길을 갔으니 틀림없이 아버지 하느님께 이르렀을 것이다.

 

내가 가는 길이 사는 길인지 죽는 길인지 세상에서 서면 헛갈린다.

나 아닌 나인 마귀와 너 아닌 나인 육신 때문이다.

잡목과 홍수로 희미해졌다 하여도 세상에는 하느님께로 가는 길이 분명히 있다.

나와 같은 하늘을 이고 사신 순교자들의 발자국에 내 발을 대보면 그 길이 살아난다.

성지순례는 마귀와 육신으로 세상에서 잃어가는 순교자들의 길을, 순교자들이 따라간 예수님의 길을, 아버지 하느님께 이르는 길을 찾게 해준다.

 

세상의 길은 알 수 없는 길이고,

순교자들의 길은 예수님께로 가는 길이고,

예수님의 길은 하느님 아버지께 이르는 길이니

무엇을 위해 세상에 태어났느뇨?”[1]의 답으로 길과 길, 그리고 길을 걷기 위해 태어났느니라.’라고 해도 될 것이다.

 

 

[1] 옛날 천주교요리문답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