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묵상
울지마라 / 순교자들의 들이 쉰 바람
한진포구
2018. 9. 18. 00:15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루카 9,23).
앞바람에서는 피 냄새가 난다.
뒤바람에서도 피 냄새가 난다.
지금, 제 십자가를 날마다 지고 간다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이다.
끝까지, 하나뿐인 제 목숨을 간수하지 못하는 것은 죽고 마는 것이다.
앞바람에서는 주님의 십자가 냄새가 난다.
뒤바람에서는 주님의 생죽음 냄새가 난다.
순교자들은 그 앞뒤바람을 들이쉬고 영원히 살아계신다.
나는 그 바람들 앞에 딴청 피우지만 실상은 걱정하며 늙어 간다.
무슨 슬픔 산보다 깊어 한밤에 우는가?
자식이 재가 되는 앞에서 혼절하던 이의 애곡인가?
그 슬픔이 바람을, 바람이 나무를 울리는가?
울며 숲을 배회하던 바람이 아침 호수에서 위로를 듣는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루카 24,36).
“울지 마라”(루카 7,13).
“내가 너와 함께 있다.”(루카 1,28; 사도 18,10).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
“네 믿음이 내게 닿아 있거라.”(요한 15,5).
“한 죽음 앞에서 의문이 들거든 그를 대신해서 네 믿음이 내게 닿거라, 울며 상여를 따르는 이들처럼......”(루카 7,12).
“그리하면 네가 믿고 바라는 바 바람을 따라 내게 오리라.”(요한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