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묵상
물은 자연을 순례한다.
한진포구
2018. 6. 25. 23:40
물은 자연을 순례한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마태 7,6).
그 무엇인가를 무례하고 더럽다고 규정하고서 혐오하고 버리는 것이 거룩함이 아니다.
거룩해진다는 것은 우월감에 빠져 자신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움과 기쁨을 아는 것이다.
거룩함에는 반드시 그렇지 못한 현실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역겨운 감정이 생기게 마련이다.
거룩함도 진주도 시작은 고상하지 않다.
그것은 물이 그렇듯이 고달프고 험한 자연을 돌고 돌며 발견되고 형성되어 간다.
수덕이나 신비라 해서 곧장 고매하고 거룩한 것은 아니다.
삶이 제자리를 향해 자연스럽게 흐르지 못하면 사람을 괴상하게 만드는 것이 수덕이요 신비다.
기쁘지도 않으면서 우울한 표정과 외모를 하고 뜬구름 잡는 믿음은 수덕이나 신비가 아니다.[1]
그것은 자신이나 타인의 삶을 사람도 귀신도 못 사는 무덤 사이를 배회하는 불행에 빠져들게 할뿐이다.[2]
하느님을 찾는 것이나 하느님 안에 머무는 삶은 물이 흐르다 호수에 안기듯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꾸며진 수덕이나 신비는 삶을 개나 돼지에게 던져줄 것도 없는 허구로 만들뿐이다.